'농업혁명이후 우리는 피라미드에 갇혀 살고 있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21.04.18 피라미드 건설하기

6 피라미드 건설하기

농업혁명~고대 수렵채집인들은 수십, 수백제곱(148) 킬로미터에 이르는 영토에서 사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들에게 '본거지'란 언덕과 시내, 숲과 열린 하늘을 포함하는 땅 전체를 말했다. 하지만 농부는 종일 작은 밭이나 과수원에서 일했고, 가정생활은 나무나 돌, 진흙으로 지어져 면적이 몇십 제곱미터에 불과한 비좁은 구조물, 즉 집에서 이뤄졌다. 전형적인 농부는 이 구조물에 매우 강한 애착을 느꼈다. 이것은 건축학 뿐 아니라 심리에도 큰 영향을 미칠 커다란 혁명이었다. 이리하여 '내 집'에 대한 집착과 이웃으로부터의 분리는 이전보다 훨씬 더 자기중심적이 된 존재의 심리적 특징이 되었다.
새로운 농업 영토는 고대 수렵채집인의 것보다 훨씬 더 좁았을 뿐 아니라 훨씬 더 인공적이었다. (149)

역설적이게도 수렵채집인들은 ~많은 걱정을 덜 수 있었다. 자기 힘으로 어쩌지 못하는 일을 걱정해봐야 무의미했다.
농업혁명 덕에 미래는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농부들은 언제나 미래를 의식하고 그에 맞춰서 일해야했다. 농업경제의 생산 사이클은 계절을 기반으로 했다.(151)
미래에 대한 걱정은 생산의 계절적 사이클뿐 아니라 농업 자체의 근본적 불확실성에도 뿌리를 두고 있었다. ~
그 결과 농업의 도래와 함께 비로소 인간의 마음속 극장에서 미래에 대한 걱정은 주연배우가 되었다.(152)

농사 스트레스는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것은 대규모 정치사회 체제의 토대였다. 슬프게도 부지런한 농부들은 그렇게 힘들여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그토록 원하던 경제적으로 안정된 미래를 슬프게도 얻지 못했다. 모든 곳에서 지배자와 엘리트가 출현했다. 이들은 농부가 생산산 잉여식량으로 먹고살면서 농부에게는 겨우 연명할 것밖에 남겨주지 않았다.
이렇게 빼앗은 잉여식량은 정치, 전쟁, 예술, 철학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들은 왕궁과 성채, 기념물과 사원을 지웟다. 근대 후기에 이르기까지~그들의 잉여생산이 소수의 엘리트를 먹여 살렸다.~역사란 다른 모든 사람이 땅을 갈고 물을 운반하는 동안 극소수의 사람이 해온 무엇이다.(153)

'협력'이라는 말은 매우 이타적으로 들리지만 항상 자발적인 것은 아니었으며 평등주의적인 경우는 드물었다. 인간의 협력망은 대부분 압제와 착취에 적합하도록 맞춰져 있었다.(156)

우리가 특정한 질서를 신뢰하는 것(165)은 그것이 객관적으로 진리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믿으면 더 효과적으로 협력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상상의 질서란 사악한 음모도 무의미한 환상도 아니다. 그 보다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166)

사회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서 있는 자들에 관한 문제이다. 그들 스스로가 상상의 질서를 신봉하지 않는다면 남에게 그걸 강요하고 싶어 할 이유가 있을까?(168)

사람들로 하여금 기독교나 민주주의, 자본주의 같은 상상의 질서를 믿게 만드느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그 질서가 상상의 산물이라는 것을 결코 인정하지 않아야 한다. 사회를 지탱하는 질서는 위대한 신이나 자연법에 의해 창조된 객관적 실재라고 늘 주쟁해야 한다. ~그것이 불변의 자연법(169)칙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들을 철저히 교육시켜야 한다. 그들이 태어나자마자 세상 만물에 스며들어 있는 상상의 질서 원리들을 끊임없이 주지시켜야 한다.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상상의 질서가 정확히 어떻게 삶이라는 직물 속에 짜 넣어졌는지를 설명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조직화하는 질서가 자신들의 상상속에서만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도록 못하도록 만드는 주요 요인은 세 가지이다.

1. 상상의 질서는 물질세계에 단단히 뿌리 내리고 있다.(170)

2. 상상의 질서는 우리 욕망의 형태를 결정한다.~모든 사람은 기존의 상상의 질서 속에서 태어났으며, 태어날 때부터 지배적인 신화에 의해 욕망의 형태가 결정되었다. 그 때문에 우리 개인의 욕망은 상상의 질서의 가장 중요한 방어물이다.

예컨대 오늘날 서구인들이 가장 소중이 여기는 욕망은 여러 세기에 걸쳐 존재해온 낭만주의, 민족주의, 자본주의, 인본주의 신화에 의해 형성되었다. 친구 사이에 충고할 때 흔히 "마음heart 내키는 대로 하라"고 말하지만, 사실 마음은 이중간첩으로서 당대의 지배적인 신화의 지시에 따르는 경우가 흔하다. 그리고 '마음(172) 내키는 대로 하라'는 권유 자체가 우리 마음에 새겨진 것은 19세기 낭만주의 신화와 20세기 소비자주의 신화의 결합을 통해서였다.~
사람들이 가장 개인적 욕망이라고 여기는 것들조차 상상의 질서에 의해 프로그램된 것이다.'

낭만주의는 우리에게 인간으로서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고 속상인다. 다양한 감정의 스펙트럼을 향해 스스로를 활짝 열어야 하고, 다양한 관계들을 두루 맛보아야 하며, 평소와 다른 요리를 시식해봐야 하고, 다른 종류의 음악을 감상하는 법을 배우라고 말이다. 이 모두를 실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반복되는 일상과 친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먼 지방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우리는 "새로운 경험이 어떻게 나의 시야를 넓히고 내 인생을 바꾸었는(173)가." 하는 낭만주의적 신화를 되풀이해서 듣는다."
소비지상주의는 우리에게 행복해지려면 가능한 한 많은 재화와 용역을 소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성을 권하는 낭만주의는 소비지상주의와 꼭 들어맞는다. 양자의 결합은 현대 여행산업이 기반으로 하고 있는 무한한 '경험의 시장'을 탄생시켰다.~

문화에 따라 피라미드의 이름과 형태와 크기가 달라질 뿐이다.(174)

3. 상상의 질서는 상호 주관적이다.

객관적 현황은 인간의 의식이나 믿음과는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주관이란 한 개인의 의식과 신념에 따라 존재하는 무엇이다. 해당 개인이 그의 신념을 바꾸면 주관은 사라지거나 변화한다.(175)
상호주관이란 많은 개인의 주관적 의식을 연결하는 의사소통망 내에 존재하는 무엇이다. 단 한명의 개인이 신념을 바꾸거나 죽는다 해도 그에 따른 영향은 없지만, 그물망 속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거나 신념을 바꾼다면 상호 주관적 현상은 변형되거나 사라진다. 상호주관적 현상이란 악의적인 사기나 하찮은 가식이 아니다. 방사능 같은 물리적 현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지만, 세상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수 있다. 역사를 움직는 중요한 동인 중 다수가 상호 주관적이다. 법, 돈, 신, 국가가 모두 그런 예다.(176)

상상의 질서를 빠져나갈 방법은 없다. 우리가 감옥 벽을 부수고 자유를 향해 달려간다 해도, 실상은 더 큰 감옥의 더 넓은 운동장을 향해 달려나가는 것일 뿐이다.(177)

 

농업혁명시대 '자연과 괴리된 체 자신만의 고립된 공간에서 인공구조물을 쌓아올린 인간'처럼 현대의 우리는 상상의 질서를 쌓아올려 다양한 형태의 피라미드를 쌓아올리고 그 안에 갇혀 살고 있다.

사피엔스(2015), 유발 하라리,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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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주인공을찾는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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