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시대의 기기들을 학습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세대가 Z세대다. 진정한 디지털 네이티브이자, 모바일 네이티브인 셈이다. (16)
Z세대에게는 세상이 태어날 때부터 연결돼 있었다. ~ 스마트 디바이스는 장난감이자 학습 도구였으며, 온라인 쇼핑몰인 동시에 쇼핑 카트였고 또한 은행이기도 했다.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로도 불리는 이 모바일 네이티브들은 실제로 3~4개의 다른 디바이스를 동시에 다루며 화면을 오가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반면 집중하는 시간은 다소 짧은 편이다. 세대 전문가이자 컨설턴트인 제프 프롬은 저서에서 "밀레니얼은 2개의 화면을 동시에 다루고 12초의 집중력을 가진다. 하지만 Z세대는 5개의 화면을 동시에 다룰 수 있으며 집중력 지속 시간은 8초 정도 된다."고 설명한다.1) (17)

Z세대는 모바일 네이티브 그 자체다. ~태어나보니 태어난 곳이 모바일 기반의 연결된 세상이었다는 의미다. 이들의 출생 배경과 성장과정을 이해하면, 이들이 온라인 세계를 대하는 방식을 이해(20)할 수 있다. 

이들에게 온라인 ・모바일 세계는 전혀 신기하지 않다. Z세대에게는 사실 온라(21)인과 오프라인이 특별히 구분되지 않는다. 그리고 거의 모든 일상을 습관처럼 찍어서 올린다. ~그런 그들에게 지나치게 오픈된 공간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 태어날 때부터 연결된 세상에서 온라인・모바일 생활을 영위하던 Z세대에게는 자연스레 앞선 세대와 개인 정보에 대한 인식 차이도 생겨났다. 

~처음으로 개인 정보 제공 동의 창에 클릭을 했던 X세대는 (한국의 초기 X세대는 이미 어린 Z세대의 부모이기도 하다)'뭐 이렇게 동의하라는 게 많아?' 정도의 생각으로 어쩔 수 없이 '클릭 클릭'하면서 자신의 정보를 내줬다면 Y세대, 즉 밀레니얼 세대는 '이걸 동의하면 내게 어떤 혜택이 있겠군'이라고 계산하면서 정보를 내줬다. 반면 Z세대는 '나한테 이걸 왜 묻지?'라고 생각한다. Z세대는 몇몇 할인 혜택을  포기하더라도, 자신의 정보를 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Z세대에게 연결된 세상이란 단순히 인터넷으로만 연결된 세상은 아니다. 정치 경제적으로도 고도로 동조화된 세계다.(22)
Z세대는 ~ 유튜브와 각종 소셜 미디어로 연결돼 있기에,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자기 일처럼 느끼고 실제로 영향을 받는 상황이 됐다. ~지구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은 이미 내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알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이들 세대가 최초로 '지구인 정체성'을 갖도록 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23)

Z세대가 경험한 세계는~인종, 성별, 성 정체성은 개개인의 다양성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지 차별할 문제가 아니다. 즉 차이를 문제 삼거나 이슈화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 된다.(24)

이들은 기성세대가 가져 왔던 정체성과 다른 정체성을 가진 상태에서 기존의 진보・보수가 각각 추구해 왔던 평등과 자유, 분배와 성장의 이분법에 매몰되지 않고 '기회의 공정성'과  가치 추구의 '진정성'을 중심에 놓고 사고하는 경향이 있다.(25) 

고승연(2020),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 스리체어스

1) 제프 프롬, 앤지 리드(임가영 譯), 최강소비권력 Z세대가 온다, 홍익출판사, 2018

Posted by 주인공을찾는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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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론 자체의 위험성이다. 세대는 정말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개념이자 변수임을~마케팅을 위한 세그먼트로서 접근하든, 정치 사회적으로 호명하고 변수화, 개념화해 접근하든 마찬가지다. 세대를 변수로 설정하면 사실 훨씬 더 중요할수도 있는 사회 경제적 지위socioeconomic status라는 변수가 전부 지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대론을 듣다보면 재밌고 그럴싸한데 실상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하거나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술자리에서~순식간에 공감도 이루어지고 다양한 에피소드도 나온다. 이런 방식으로 퍼지는 세대론은 '내가 아는 사례, 내가 겪은 사례, 내 주변에서 벌어진 일'에서 얻은 성급한 일반화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보통 일을 하거나 가족을 구성하거나 친구들을 사귈 때 비슷한 사회 경제적 지위 안에서 관계를 맺게 된다. (10)~ 특히 지식인일수록, 사회 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자신과 주변이 그 세대를 대표할 수 없고, 본인이 다른 세대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관점이 진실로 그 세대를 꿰뚫어 보는 시건이 되기도 쉽지 않다. ~우리가 술자리에서 안주로 삼는 세대론은 그저 '유유상종'인 사람들끼리  모여 자신의 선배 그룹이나 후배 그룹에 대한 불만 표출과 험담을 마치 어떤 담론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에 불과하다. 옛 동굴 벽화에도 써 있다는 문장, '요즘 애들 싸가지 없다'는 이야기를 넘어서지 못한다는 뜻이다.~ 여기에서의 세대는 엄밀히 말해 세대가 아니라 그저 연령대에 가까운 개념이다.

정치학이나 사회학 등 사회 과학에서 활용되는 세대 개념은 더 복잡하다. 일반적으로 연령대~ 해당 나이대가 갖는 공통적 특성~ 등을 도출하는 것은 연령효과다.(11)
여기에 각 연령대가 10대 20대 등 가치관 형성기에 겪었을 중요한 사건이나 트렌드를 바탕으로 '세대 특성'을 정의할 수 있다. 이는 코호트(동년배) 효과다. 그리고 때로는 전체 세대가 함께 특정 정치 사회적 사건을 겪으면서 형성된 사회 구성원 전체의 성향을 변수화해 측정하기도 한다. 이는 기간 효과라고 한다.

우리가 주로 술자리에서 떠드는 세대론은 상당 부분 연령 효과와 연결돼 있고, 이 책의 주제이자 소재가 되는 'Z세대론'은 코호트 효과와 맞닿아 있다. 기간 효과는 2차 세계 대전과 같은 큰 사건을 모두 함께 겪어야 만들어지는 효과인데~코로나 19 글로벌 판데믹을 경험하는 중이다. 이러한 기간 효과가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가지 짚을 수 있는 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겪게 될 현상 '콘텍트(contact, 접촉)약화, 커넥트(connect,연결)강화'는 사실 Z세대가 이미 살아 온 조건이었다는 것이다. 코로나 19 판데믹은 Z세대가 가진 코호트 특성이 전 세대에 걸친 경험으로 확산돼 '기간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12)

 

고승윤(2020), 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 스리체어스

Posted by 주인공을찾는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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