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이 파생한 것은 고유의 문화가 아니라 융합과 동화되어 새로운 문화다'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21.04.20 제국의 비전

11 제국의 비전

제국이란 정치질서는 두 가지 중요한 특징을 지닌다.
첫째, 그런 명칭으로 불리려면 서로 다른 문화적 정체성을 지니고 서로 떨어진 지역에 살고 있는 상당히 많은 숫자의 서로 다른 민족이나 국민을 지배해야 한다.~
둘째, 제국의 특징은 탄력적인 국경과 잠재적으로 무한한 식욕이다. 제국은 자신의 기본구조와 정체성을 변화시키지 않은 채 갈수록 더 많은 국가와 영토를 집어삼키고 소화할 수 있다. 오늘날 영국은 국경이 분명하며, 스스로의 기본구조와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고는 국경을 넘어설 수 없다.(제국주의 국가가 아니라는 말이다.)~문화의 다양성과 영토의 탄력성은 제국의 독특한 특징일 뿐 아니라 역사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두 가지 특징 덕분에 제국은 다양한 소수민족과 생태적 지역들을 하나의 정치 체제하에 묶어낼 수 있었고, 그럼으로써 인류와 지구에서 점점 더 큰 부분을 하나로 융합했다. 강조할 점은, 제국이 그 기원이라든가 정부형태, 영토의 범위, 인구의 크기에 의해서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문화적 다양성과 국경의 탄력성으로만 정의된다는 것이다.제국이 반드시 군사적 정복으로 등장할 필요도 없다.(273) ~제국은 또 반드시 독재적 황제가 통치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크기 역시 실제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국은 인류의 다양성을 급격히 축소시킨 주된 이유의 하나였다.~수많은 민족의 독특한 특징을 지워버리고~그로부터 훨씬 더 크고 새로운 집단들을 만들어냈다.(274)

모든 제국을 검게 지워버리고 제국의 유산을 모두 거부한다는 것은 인류문화의 대부분을 거부하는 것이다.(278)

제국이 퍼뜨리는 문화적 아이디어를 지배 엘리트가 독자적으로 창조한 경우는 많지 않다. 제국관은 보편적이고 포괄적인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제국의 엘리트들은 하나의 편협한 전통에 광적으로 매달리는 대신 어디서 발견한 것이든 좋은 아이디어, 규범, 전통을 쉽게 채택할 수 있었다. 일부 황제가 자신들의 문화를 정화하고 스스로 뿌리라고 생각한 것으로 되돌아가려고 한 일도 있었지만, 대체로 제국은 자신들이 복속시킨 민족에게서 많은 것을 흡수하여 혼성 문명이 되었다.
~
이런 문화의 용광로가 패자의 문화적 동화 과정을 쉽게 만든 것은 아니었다. 제국주의 문명이 다양한 피정복민들로부터 수없이 많은 것을 흡수할지언정, 그런 혼성의 결과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여전히 낯설었다. 동화의 과정은 고통스럽고 큰 정신적 충격을 동반하는 일이 많았다. 새로운 문화를 이해하고 채택하는 것이 힘들고 스트레스인 것처럼, 자신이 사랑하고 친숙한 지역 전통을 포기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285)

기원전 200년경 이래로 인간은 대부분 제국에 속해 살았다. 미래에도 대부분 하나의 제국 안에서 살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번 제국은 진정으로 세계적일 것이다. 전 세계를 지배하는 제국이라는 환상이 실현될지 모른다.
21세기가 전개되면서 민족주의는 급속하게 입지를 잃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특정 국적을 지닌 사람이 아니라 인류의 구성원 모두가 정치권력의 합법적인 근원이며, 인권을 보호하고 인간종 전체의 이익을 지키는 것이 정치의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만일 그렇다면, 2백 개에 가까운 독립국가는 도움이 아니라 방해가 될 것이다. (295) 

사피엔스(2015), 유발 하라리,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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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주인공을찾는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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