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종합과 서양의 분석

같은 나무 조각이라도 중국 철학자들에게는 하나의 연속적인 물질이었지만 그리스 철학자들에게는 미세한 입자들의 결합이었다.(83)~서양인과 동양인은 글자 그대로 서로 다른 세상을 보고 있는 것이다. 서양인은 개별적 '사물'을 보고 있고 동양인은 연속적인 '물질'을 보고 있는 것이다.(84)~
서양인들이 사회 구조를 이해하는 방식에도~햄든 터너와 트롬페나는 중간 관리자들에게 그들이 회사 조직을 '업무를 조직화하는 시스템'으로 보는지, 아니면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유기체'로 보는지를 물어보았다(85)~
이 결과는 서양인, 특히 미국인들에게 회사는 고유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이 원자처럼 결합되어 있는 시스템이지만, 동양인에게는 사회적 관계로 맺어진 유기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고대중국인들은 자연 세계와 초자연 세계의 현상을 이해하는 과정에도 종합적 사고 방식을 적용했다. 그들은 땅(인간계)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자연계와 우주 전체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은 현대의 동양인들에게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자연을 등장시키는 광고는 서양에서보다 동양에서 훨씬 더 효과적이다.~자연과 하나가 되는 메시지는 서양인들에게는 덜 매력적이었던 것이다.
앞선 연구 결과를 보면, 유럽 대륙 사람들의 태도나 가치관은 동양과 서양의 중간쯤이다. 흥미롭게도 이들의 지적 전통 또한 미국이나 영국의 전통보다는 동양적인 '종합적' 색채를 상대적으로 띠고 있다. (86)

세상을 지각하는 서로 다른 눈

동양인들은 주변 상황에 맞추어 행동하려고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드의 태도나 행동에 서양인보다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인다.(88)~
서양 학생들은 주로 자신의 관점, 즉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관점에서 회상한 반면, 동양 학생들은 제3자의 입장에서 기술하는 경향을 보였다.(90)

세상을 통제하려는 서양과 세상에 적응하려는 동양

동양의 순환론과 서양의 직선론

'변화'에 대한 동서양의 ~관점의 차이는 세상이 얼마나 복(100)잡한가에 대한 생각의 차이에서 비롯되며 이 차이는 다시 전체 맥락에 주의를 기울이느냐 아니면 부분들에 주의를 기울이느냐의 차이에서 기인한다. 전체 맥락보다는 부분 부분들에 주의를 기울이면 세상은 자연히 단순한 곳으로 지각되고, 따라서 큰 변화를 예측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설사 변화가 일어난다고 해도, 그 변화가 현재의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추측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고대 중국의 철학자들처럼 전체 맥락에 주의를 기울이고 어떤 일의 발생 배후에 수많은 변인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믿는다면,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지각될 것이다. 어떤 변인 때문에 변화의 속도나 심지어는 변화의 방향까지도 바뀔 수 있다.(101)

토머스 모어(Thomas More)는 자신의 논문(1516년)에서 완벽한 정부를 논하면서 '유토피아'라는 말을 만들어냈는데, 이 말의 어원인 그리스어는 '아무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이라는 의미와 함께 '살기 좋은(103) 곳'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 물론 서양의 지성사에서 모어의 유토피아라는 개념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플라톤의 공화국(Republic), 청교도주의, 세이커 공동체, 모르몬주의, 미국과 프랑스의 혁명 등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성경에 등장하는 에덴동산과 새로운 예루살렘의 약속과 같은 경우만 제외하면~(104)

 

 

리처드 니스벳(2004), 생각의 지도, 김영사

Posted by 주인공을찾는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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