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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8.03 닭이 미쳤나보다
  2. 2014.08.02 밤산에는 코끼리가 산다
  3. 2014.08.02 오싹

언론에서 태풍이 늦게 올라오는게 변수라고 했다. 그래서 그랬나 아침부터 해가 남산에 걸쳤는데도 닭이 운다. 태풍올라온다고 준비하라고 하는 신호인가? 

2년간의 농촌 생활의 경험을 보면 닭은 새벽을 알리는 가축이 아니다. 그저 시시 때때로 운다. 

일요일 오후 한가로이 있는데 닭이 운다. 시시때때로 운다. 평소같으면 '음 닭이 홰를 켜는 구나.' 싶을텐데 오늘은 그 소리를 들으니 꼭 미친 것 처럼 느껴졌다.

 

닭이 미쳤나보다

닭이 미쳤나보다

 

해가

남산으로 간지가

한참인데

 

꼭이요 꼭이요

 

시시때때

꼭이요 꼭이요

 

"안미치고 베겨.

그렇게 죽어갔는데"

 

꼭이요 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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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주인공을찾는아이
,

피곤이 몰려오는 밤이다. 공부한답시고 이것저것 들쳐보다가 눈이 감겨서 밖에 나갔더니 코끼리가 보인다.

 

밤산에

코끼리가 산다

 

낮에는 볼 것 없어

눈도 안뜨더니

 

밤이 되니까

뭘 볼께 있다고

눈뜨고 감을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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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주인공을찾는아이
,

오싹

끄적거림/내 동시 2014. 8. 2. 00:41

 

어렵게 결심해서 들어간 대학원인데 갑작스레 휴학을 했다. 교수님 몰래.

다시 어렵게 결심해서 복학을 했는데 교수님 볼 면목이 없어 이제나 저제나 찾아뵈야지 찾아뵈야지 하다가 못 찾아뵈었다.

그런데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어있다. 피할려고 해도 피할수 없는 것이다.

오늘...

오후 수업 듣기 위해 강의실로 들어갔는데 머리는 2년전에 뵈었을 때 보다 더 빠지고 몸은 바싹 꼴은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뵈니까 더 죄송했다. 그런데 마치 오랜만에 벗처럼 친근히 맞이해주셨다.

그리고, 내게 " 야, 너 문은주 맞지? 복학했으면 형한테 찾아와야 되는거 아냐!" 하시며 많이 속상해 하셨다.

그리고는 강의실 이곳저곳 돌아다니시길래 나는 내 자리로 가야 하나 아니면 교수님께 말을 걸어야 하나 하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데 교수님의 협박(?)이 날아왔다.

"문은주! 너 월요일날 술자리에 와! 안오면 제적이야. 알았지? 안오면 제적 시켜 버릴꺼야."  하신다.

간다고 했지만 그간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더 챙겨주시려는 모습에 고맙기도 하고....

그렇게 하고 강의실을 나가시는 교수님을 보니까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등골이 오싹했다. 제적시킨다는 말때문이 아니라 그간 만났던 거 다 잊어버리고... 다시는 안볼꺼다라는 말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사실 교수님과 나는 자주 만나는 사이는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의기투합해서 자주 못보지만 서로 믿는 막역한 사이도 아니다. 그저 이름난 교수와 공부도 지지리 못하는 학생 사이일뿐이다.

그런데, 오랜만에 만난 나를 반가이 맞이해주시고 챙겨주시려는 모습에 월요일 술자리는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는 더  듬성듬성하고 
몸은 더 빼빼 골고 

땀이 비오듯 
목을 타고 내려오고 

목을 감싸던 
단추도 풀어지고

오랜만에  만나
교수님이 더 반가워

야 
너 왔으면
형한테 
먼저 와야하는 거 아냐

ㅎ으 덜 덜

너!

이따 안오면
제적이다

ㄷ 드 덜 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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