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밑줄 긋기/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고승연 스리체어스)

프롤로그 세대론을 다룰 때 주의할 점

주인공을찾는아이 2021. 2. 12. 11:47

세대론 자체의 위험성이다. 세대는 정말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개념이자 변수임을~마케팅을 위한 세그먼트로서 접근하든, 정치 사회적으로 호명하고 변수화, 개념화해 접근하든 마찬가지다. 세대를 변수로 설정하면 사실 훨씬 더 중요할수도 있는 사회 경제적 지위socioeconomic status라는 변수가 전부 지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대론을 듣다보면 재밌고 그럴싸한데 실상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하거나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술자리에서~순식간에 공감도 이루어지고 다양한 에피소드도 나온다. 이런 방식으로 퍼지는 세대론은 '내가 아는 사례, 내가 겪은 사례, 내 주변에서 벌어진 일'에서 얻은 성급한 일반화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보통 일을 하거나 가족을 구성하거나 친구들을 사귈 때 비슷한 사회 경제적 지위 안에서 관계를 맺게 된다. (10)~ 특히 지식인일수록, 사회 경제적 지위가 높을수록 자신과 주변이 그 세대를 대표할 수 없고, 본인이 다른 세대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관점이 진실로 그 세대를 꿰뚫어 보는 시건이 되기도 쉽지 않다. ~우리가 술자리에서 안주로 삼는 세대론은 그저 '유유상종'인 사람들끼리  모여 자신의 선배 그룹이나 후배 그룹에 대한 불만 표출과 험담을 마치 어떤 담론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에 불과하다. 옛 동굴 벽화에도 써 있다는 문장, '요즘 애들 싸가지 없다'는 이야기를 넘어서지 못한다는 뜻이다.~ 여기에서의 세대는 엄밀히 말해 세대가 아니라 그저 연령대에 가까운 개념이다.

정치학이나 사회학 등 사회 과학에서 활용되는 세대 개념은 더 복잡하다. 일반적으로 연령대~ 해당 나이대가 갖는 공통적 특성~ 등을 도출하는 것은 연령효과다.(11)
여기에 각 연령대가 10대 20대 등 가치관 형성기에 겪었을 중요한 사건이나 트렌드를 바탕으로 '세대 특성'을 정의할 수 있다. 이는 코호트(동년배) 효과다. 그리고 때로는 전체 세대가 함께 특정 정치 사회적 사건을 겪으면서 형성된 사회 구성원 전체의 성향을 변수화해 측정하기도 한다. 이는 기간 효과라고 한다.

우리가 주로 술자리에서 떠드는 세대론은 상당 부분 연령 효과와 연결돼 있고, 이 책의 주제이자 소재가 되는 'Z세대론'은 코호트 효과와 맞닿아 있다. 기간 효과는 2차 세계 대전과 같은 큰 사건을 모두 함께 겪어야 만들어지는 효과인데~코로나 19 글로벌 판데믹을 경험하는 중이다. 이러한 기간 효과가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가지 짚을 수 있는 점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겪게 될 현상 '콘텍트(contact, 접촉)약화, 커넥트(connect,연결)강화'는 사실 Z세대가 이미 살아 온 조건이었다는 것이다. 코로나 19 판데믹은 Z세대가 가진 코호트 특성이 전 세대에 걸친 경험으로 확산돼 '기간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12)

 

고승윤(2020), Z세대는 그런 게 아니고, 스리체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