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밑줄 긋기/신지영 교수의 언어감수성 수업(신지영 인플루엔셜)

언어의 감수성~ 직장내 호칭에 숨은 불편한 진실

주인공을찾는아이 2024. 8. 30. 22:25

개인화된 삶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문제일 수는 없다. 또한 개인화된 삶을 추구하는 것이 사회 변화의 큰 방향인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문제는 개인화된 삶 그 자체가 아니라, 개인화된 삶이 고립과 소외로 이어지는 것이다.(개인화된 삶이 당연하고 큰 방향이라면 개인화된 삶을 사는 사람이 고립과 소외로 이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지 않을까? 잘 이해되지 않는다.)(52)
담화표지란 말의 내용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언어적 요소로, 주로 담화상의 기능을 위해 사용되는 언어 표현을 말한다. 구어에서 사용되는 담화 표지로서의 '아니'는 부정적인 의미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어휘적 기능이 아니라, 문장 내에서 말을 연결하거나 화자의 태도나 담화의 구조를 표시하는 담화적 기능을 수행한다.
연구에 따르면 담화 표지 '아니'는 화제가 바뀌는 위치에서는 사용되지 않고 기존의 화제를 지속하는 과정에서만 사용되며 ~첫째, 화제의 내용이 예상에서 벗어남에서 오는 의아함이나 당황 등의 감정 표현을 위한 것, 둘째, 자신의 의도를 해명하고 부연하기 위해 화제를 지속하기 위한 것, 셋째, 발언권을 획득하고 청자의 주의를 집중시키기 위한 것이 그것이다.(86)
어휘적 의미가 담겨 있든 아니든 '아니'는 상대에게 부정적인 느낌을 주는 말이다. 자석이 되는 말보다는 용수철이 되는 말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87)
새로운 온도의 말이 오가게 하려면 말의 새로운 길을 내야 한다. 말의 새길을 내는 일은 숲속에 새길을 내는 일과 다르지 않다.익숙하게 다니던, 발에 익은 길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내려면 불편함을 견뎌야 한다. 불편함을 견디고 계속 그 길로 다녀야 새길이 만들어지듯 말의 새길도 처음의 불편함을 견디고 계속 시도를 해야 한다.(107)
상대가 받아 주지 않거나 비아냥거리는 것은 내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 반응은 익숙하지 않은 나의 말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 잘 몰라서 나타나는 것이다. 즉, 기대와는 다른 온도의 말을 듣고 당황스럽고 쑥스러워 내 말을 적절히 받아 주지 못하는 상대의 탓이다.~
용기는 나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내말을 받아 주는 사람도 낯섦에서 오는 부자연스러움과 쑥스러움을 이기고 적절히 반응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한다. ~
상대의 용기 없음으로 나의 용기가 꺾여서는 안된다. (109)
민원인을 '고객님'이라고 부르는 게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 때문이었다. '고객님'이라는 호칭어의 가장 큰 문제는 민주 정신에 위배된다는 점이다. 주권자인 시민을 '고객님'이라고 부르며 손님 취급을 하는 것이 과연 민주주의 정신에 합당할까? 주권자를 고객님으로 대상화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에 어울리지 않을뿐더라, '고객님'은 구매자를 부르는 말이므로 어울리지 않는다.~
적절한 호칭어를 찾지 못한 탓에 호칭에 대한 민원은 쌓여갔고, 민원인을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깊어졌다. 민원인에 대한 호칭은 여전히 제각각이다.(122)~
선생님이라는 호칭어는 존경을 받아야 하는 사람에게만 붙이는 귀한 호칭어인데 아무에게나 이 호칭어를 사용하는 것은 심한 호칭 인플레이션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이러한 호칭의 인플레이션이 선생님이라고 불리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에 대한 무례요, 가뜩이나 실추된 교권을 더욱 위축시키는 일이라고도 말한다.(157)~
그 호칭어로 불리는 사람과 그 호칭어로 불리지 못하는 사람3이 서로 구분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숨어 있다. 그 호칭어를 독점학고 싶어하는 집단의 욕망이 그 호칭어를 너도 나도 쓰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게 한 것이다. 결국, 독점을 통해 누렸던 가치가 희석되는 것이 불쾌하고 불편했던 것이다.(158)(선생님이라는 호칭어를 함부로 쓰는 것에 불쾌하고 불편했는데 그것이 선생님이라는 호칭어가 갖는 가치를 독점하고 싶어하는 욕망이었다니... 난 그저 상황에 맞지 않는 용어를 쓰는 것이 좋지 않았을 뿐이다.)
새로운 제도가 정착하려면 제도 변화의 비전을 모든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도록 그 취지와 철학을 설명하고 알리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호칭의 변화처럼 구성원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일의 경우는 더더욱 말이다.(165) 
선언이 아니라 변화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실행시 예상되는 다양한 문제와 이에 대처할 수 있는 꼼꼼하고 세심한 방안들을 마련해야 한다.(169)
호칭어는 말하는 사람이 자신과 듣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드러내는 말이고, 지칭어는 말하는 사람이 자신과 자신이 가리키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듣는 사람에게 드러내는 말이다. (177)
말은 문화를 반영하고 문화는 말에 반영된다. 존중의 언어는 존중의 문화를, 존중의 문화는 다시 존중의 언어를 낳다. ~수평적이고 유연한 직장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언어의 새로고침이 반드시 필요하다.(182)